어느 시골초등학교의 신박한 기적

함양군민신문 | 입력 : 2020/01/21 [14:12]

 

▲     © 함양군민신문

 

서하초등학교, “학교도 살리고, 인구도 늘고, 농촌도 살리고”


2020년 전교생이 10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놓였던 서하초등학교가 우리나라 ‘작은학교’ 살리기의 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농촌 살리기와 인구 증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어 전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하초가 지역에서 학생 모집에 한계가 있자 전국을 대상으로 ‘아이토피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학생모심 전국설명회’를 연 결과이다.

 

서하초의 작은학교 살리기가 더 관심을 끄는 이유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변창흠)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이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 유토피아’ 실현 구상을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측은 전입 학부모들에게 빈집을 제공하고, 전기자동차 제조 회사인 함양에 있는 에디슨모터스(회장 강영권)가 학부모들을 위해 다양한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영어특성화 교육을 받으며 전교생이 매년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고, 전교생 전원이 장학금도 받게 된다.

 

폐교 위기 있던 인구 1400명 시골의 서하초가 ‘주택+일자리+특성화교육’ 세 가지 모두를 맞춤으로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그 결과 전국에서 서하초로 오겠다고 신청한 가정은 73가구에 학생수는 140명에 이른다. 모집 기간 중에 이미 너무 많이 지원해 모집 자체를 중단하지 않았으면 200명이 훨씬 넘었을 것이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얘기이다. 당장 폐교위기에 처했던 시골학교가 아름다운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당장 올해 1학년 신입생 4명을 포함해 학생 15명이 등록을 했고, 같이 따라오는 학부모 등 가족을 합치면 35명 정도의 인구가 유입된 것이다. 서울, 김해, 천안, 거제, 양산 등 전국 곳곳에서 이사를 오게 된 것이다.

 

타 지역에서 온 신규 전입생이 없었다면 올해 서하초 1학년 입학생은 한 명도 없었고, 전교생은 10명에 불과했다. 외부에서 15명의 인원이 수용되면서 전교생이 25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한 출산을 앞둔 학부모도 있고 두 살짜리 아기도 있어서 아이 울음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던 시골마을 전체가 아연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서하초는 빈집 등의 여건으로 지원자를 다 수용할 수가 없어서 일부는 함양지역 내 타 초등학교로 소개해주기도 했다. 서상초 3명, 금반초 2명 등 여러 학교에서 서하초 덕분에 전입 학생을 받게 되었다. 함양군 전체로 보아서는 20명 이상의 학생과 50명 내외의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27일 ‘학생모심위원회’를 꾸린지 불과 한 달 반 만에 서하초의 이같은 ‘기적’이 일어나기까지는, 지역주민과 면사무소, 서하초등학교, 군청, 교육청, 의회, 동창회 등의 적극적인 협조와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은학교 살리기 전문가가 합류해 기획을 하고 진행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그리고 에디슨모터스 등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을 했다.

 

신귀자 서하초 교장은 “농촌이 살아야 학교가 살고, 학교가 살아야 농촌이 산다는 전제로 시작된 아이토피아 사업은, 폐교위기에 처한 시골학교를 살리기 위해 지역사회가 하나로 뭉쳐서 성공한 것”이라며 “학교는 한 번 없어지면 부활이 어렵다. 시골지역에 학생들이 있어야 희망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장원 학생모심 위원장도 “농촌도 살리고 학교도 살리는 일이 성공했다. 이 모델이 함양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해 나갔으면 한다. 전국의 어디에서든 작은학교살리기와 농촌살리기 요청이 있다면 강의와 자문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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