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근의 약초이야기 - 칠순 노인 지팡이 내던지게 만드는 ‘삼지구엽초’

함양군민신문 | 입력 : 2018/09/17 [14:58]

 

▲ 삼지구엽초는 약재로 달여 먹을 수도 있고 술로 담가 마실 수도 있다. 사진은 삼지구엽초 꽃. 사진제공=강신근교수.     © 함양군민신문

 

원기회복 혈액순환에 으뜸약초
건망증과 치매에도 효과 있어

 

옛날 중국 사천성 지방 어느 산에 양을 치는 목동이 있었다. 어느 날 목동이 양떼를 몰고 산언덕을 올라갔다. 마침 그때 숫양이 한 마리가 암양에게 달려들어 교미를 하는데, 무려 백 번이나 교미를 하는 것이었다.


"저것들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잔뜩 호기심이 생긴 목동이 동태를 살피니, 숫양이 어떤 풀을 열심히 뜯어먹는 것을 알았다.


“아하, 이 풀이 정욕을 솟게 만드는구나!”


목동도 호기심에 그 풀을 뜯어먹었더니 허기도 들지 않고 정욕이 왕성해지는 걸 느꼈다. 훗날 사람들은 그 풀을 음탕한 양의 풀이라 하여 ‘음양곽(淫羊藿)’이라 불렀다.


음양곽은 방장초(放杖草)라고도 불린다. 옛날 어느 마을에 있던 칠순 가까운 노인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 우연히 이 풀을 발견하고 뜯어먹었는데 갑자기 성욕이 발동했다.


“아니, 이게 오래간만에 웬일이지?”


노인은 지팡이를 내던지고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가 칠순 아내를 끌어안았다. 방장초(放杖草)란 지팡이를 던지게 만든 풀이라는 뜻이다. 


정력이 약해 방사에 자신이 없고, 밤이 찾아오는 것이 두려운 남성은 이 풀을 복용해 봄직하다. 삼지구엽초는 매자나무과에 속하며, 한국 산지의 나무 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 지역에선 지리산 자락 해발 200m이상 되는 곳에 사는 귀하디귀한 약재다. 줄기는 30cm이상 자라며 잎자루가 길어 줄기 윗부분에서 3개 가지가 갈라지고 한 가지마다 3장 잎이 달려 ‘삼지구엽초’라고도 부른다. 삼지구엽초는 전 세계 20여 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국내에선 단 한 종만 자란다.


삼지구엽초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원기 회복에 좋다. 혈액순환을 좋게 만들어 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전초를 음양곽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최음, 강장, 강정, 거풍효과가 있으며 민간에서는 음위, 신경쇠약, 건망증, 치매, 히스테리 및 발기력 부족 등에 사용한다.  

 

▲ 삼지구엽초는 혈액순환을 돕는 효능이 있어 한방에서는 음양곽이라는 약재로도 쓴다. 사진제공=강신근교수.     © 함양군민신문

 

고서(古書), 의서(醫書)에서 밝히는 효능을 보면 <방약합편>에선 “음양곽은 맛은 맵다. 음양을 흥성하게 하고, 근(筋)을 굳히고 뼈를 보태고 지력을 늘린다”고 나와 있다. <동의학사전>은 신양(腎陽)을 보하고 정기를 도우며, 뼈를 튼튼하게 하고 풍습을 없앤다고 돼있다. 또한 삼지구엽초는 강정작용, 이뇨작용, 혈압을 낮추고 음위증, 성신경쇠약, 성호르몬 장애 등에 쓰이고 소변 불통, 귀울림(이명), 건망증, 마비, 생리불순 등에도 쓴다. 하루 6~10g을 달여 허약한 사람의 보약으로도 삼지구엽초는 유용하다.

 

숫양을 잠 못 이루게 한 전설의 강장제 음양곽이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적이고, 심지어 비아그라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교 천연물 연구소 마리오 델랄리 박사 팀은 음양곽이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PDE 5 효소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최음제로 알려진 페롤라 헤모니스, 계피, 음양곽 등을 비교했다. 발기부전은 PDE 5라는 효소가 음경에 혈관이 채워지는 것을 막아 생기는데, 음양곽의 디소메틸 이카린이라는 성분이 PDE 5를 억제하는데 가장 효과가 좋았다. 또한 음양곽에는 에티메딘이라는 성분도 들어 있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고, 정수를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델랄리 박사 팀은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까지 적용하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발기 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사알리스, 레비트라 등의 PDE 5 효소 억제제는 발기부전에는 효과가 있지만 두통, 안면홍조, 복통, 시각장애 등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더 연구해야겠지만 천연성분이 이런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지구엽초는 전문 약초꾼이나 약초 건재상으로부터 구입해 쓰면 제일 좋다. 하지만 좋은 약재에도 부작용은 있어, 삼지구엽초엔 독성은 없되 따뜻한 성질이라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과하게 먹으면 어지럽거나 구토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달여 먹는 경우엔 깨끗한 물에 삼지구엽초를 씻어 준비하고, 물 2리터에 삼지구엽초 20g을 넣어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에 20분 정도 더 끓인다. 그런 뒤 물만 따라내 냉장고에 보관하며 하루 2~3잔을 마신다. 이때 기호에 따라 꿀이나 설탕을 첨가해 마시면 더 좋다.
 

삼지구엽초는 술(음양곽주)로도 담글 수 있다. 우선 3리터들이 용기에 바싹 말린 삼지구엽초 100g과 담금주 1.8리터를 붓고 잘 밀봉한다.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그것을 3개월가량 둬 호박색으로 잘 숙성되면 소주잔으로 하루 1~2잔을 마시면 된다. 복령 60g과 대추 80g을 함께 넣어 담그면 더 좋은 약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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