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근의 약초이야기 - ‘인동덩굴’ 金銀花

함양군민신문 | 입력 : 2018/07/23 [11:15]

 

▲ 인동덩굴의 꽃과 잎, 줄기를 한약재로 이용하며, 꽃봉오리와 막 피기 시작한 꽃을 금은화라 하고, 잎과 덩굴을 인동(忍冬)이라 부른다. 사진은 활짝 핀 금은화.     © 함양군민신문

 

감기 초기·염증 완화 ‘천연 항생제’
소화력 약한 소음인에겐 맞지 않아

 

옛날 안탕산에 약초를 캐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임동(任冬)이라고 불렀다. 그는 한 해 내내 산을 오르면서 참대로 만든 바구니를 등에 둘러멘 채 꼬챙이를 허리에 차고 험한 절벽을 넘나들며, 승낭이, 범, 표범들과 같이 다녔다.


어느 해 여름, 안탕산에 사는 사람들에게 괴질이 돌았다. 증상은 눈이 충혈이 되고 코와 입이 헐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무슨 약으로 치료를 하지?”

 

그 마을에는 이런 괴질에 대한 치료약이 없었다. 사람들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임동 노인은 이 괴질을 고칠 수 있는 약초를 캐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등짐을 지고 안탕산 백이봉을 올라 약초를 찾아 다녔다. 임동 노인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었다. 이름이 금화(金花)와 은화(銀花)였다. 아버지가 떠나간 후 자매는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하루는 저녁나절 초가집 옆 멀구슬나무 밑에 기대어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면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아버지 임동노인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한손에는 한 뿌리의 금색과 은색의 풀을 쥐고 있었다. 그 꽃은 맑고 은은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참 이상한 꿈이다!”
 

자매는 똑같이 꿈을 꾸고 난 후 아버지의 약초 캐는 일을 이어 받기로 결심하였다. 그들은 눈물을 닦고 산행채비를 한 뒤 봇짐을 메고 밤에 아버지가 간 안탕산 백이봉으로 떠났다.
 

층층이 안개와 검은 구름이 뒤덮인 안탕산 백이봉 61개의 바위와 46개의 동굴이 있는 곳을 모두 지나쳤다. 그들이 지나간 발자국에 한 개의 파란 잎에 파란 넝쿨이 있었는데 금황색과 은백색의 꽃이 피어 있어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정창(피부병)을 치료하자면 끓여서 먹어야 돼.”
 

푸른 넝쿨이 목 쉰 소리로 말을 하였다.
 

“열과 독을 없애려면 그것을 채집하여 끓여 마셔야 해.”
 

금황색과 은백색의 꽃이 방울소리와 같은 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이쪽에서 소리를 내니 저쪽에서 마주 소리를 내어 온 뜰이 함성소리로 가득 찼다.
 

마을 사람들은 이 함성을 듣고 모두 산으로 올라가 꽃을 채집하고 줄기를 뽑아다가 달여 먹으니 열과 독은 해소되고 정창(?瘡 : 피부병)도 아물기 시작하여 마을 사람들은 병에서 해방이 되었다.
 

그러나 임동노인과 그의 쌍둥이 딸은 어디로 갔는지 마을 사람들은 49일 동안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꽃들이 소리친 함성 중에 임동(任冬) 노인은 줄기가 되었다고 믿어 인동(忍冬)줄기가 되었다고 믿어 인동(忍冬)줄기라 불리게 되고, 자매인 금화(金花)와 은화(銀花)는 꽃이 되었다고 믿어 금은화(金銀花)라고 불리게 되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고운 부부가 쌍둥이 자매를 낳았는데 두 자매는 예쁘게 자라 용모가 빼어나고 머리가 영리하여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자랐다.
 

한날한시에 때어났으니, 세상을 떠날 때까지 떨어지지 말자고 맹세를 하고 의좋게 살았는데, 언니 금화가 얼굴에 열꽃이 피는 병으로 자리에 눕자, 지극 정성으로 병간호를 하던 동생 은하마저 열병에 걸려 약을 구할 수 없어서 그들은 다 죽었다.  1년이 지난 후 두 자매의 무덤 위에 이름 모를 싹이 돋아나기 시작하여 3년 후에는 무성하게 자란 꽃을 열병 환자에게 복용시켰더니 열이 내리고 완쾌되었다. 그리하여 그 꽃을 금은화로 부르게 되었다.
 
요즈음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면 노란색과 흰색의 꽃이 한 나무에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동 덩굴이다.
 

인동덩굴 꽃은 필 때 흰색이며 차차 노란색으로 변한다. 겨울에도 푸른 잎이 떨어지지 않고 추위를 이겨낸다고 하여 인동초(忍冬草)라고 하지만 풀이 아니고 나무다. 어려움을 견디어 정치적으로 성공한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별칭으로 자주 사용했던 인동초 이기도 하다.

 

▲ 국내에서 자생하는 인동덩굴은 잔털인동, 털인동, 인동덩굴 3종이다. 이 중 인동덩굴만이 한약재 금은화, 인동으로 쓴다. 붉은인동, 상록인동은 조경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 함양군민신문

 

인동덩굴의 꽃과 잎, 줄기를 한약재로 이용하며, 꽃봉오리와 막 피기 시작한 꽃을 금은화라 하고, 잎과 덩굴을 인동(忍冬)이라 부른다.
 

국내에서 자생하는 인동덩굴은 잔털인동, 털인동, 인동덩굴 3종이다. 이 중 인동덩굴만이 한약재 금은화, 인동으로 쓴다. 붉은인동, 상록인동은 조경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줄기에 밋밋한 잎이 마주 달리고, 잎겨드랑이에서 입술 모양의 흰색 꽃이 2개씩 피어나는데 꽃은 입술처럼 벌어져 다시 갈라진다. 꽃의 수술이 할아버지 수염 같다고 ‘노옹수(老翁須), 꽃잎 모양이 해오라기 같다고 ‘노사등’, 꿀이 많은 덩굴이어서 ‘밀보등’, 귀신을 다스리는 효험이 있는 약용식물이라 하여 ‘통령초’꽃의 색이 하얀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화기 때문에 ‘금은화’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인동 꽃의 꽃말은 ‘사랑의 인연’, ‘헌신적인 사랑’이다. 추운 겨울 견디고 꽃을 피우는 강한 생명력과 ‘본초강목’에도 등장할 만큼 한방에서 오래 전부터 중요한 약재로 쓰였다.
 

금은화는 맛이 달고 차가운 성질이 있어 열을 내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있을 때 사용한다. 감기 초기 몸의 열을 식히면서 염증을 완화시키고, 은교산(감기 초기 처방전 - 연교, 금은화, 우방자, 박하, 길경, 죽엽, 형개, 대두황권, 감초)의 주약으로 쓴다. 
 

예부터 연세 드신 어른이 계시는 집에는 무서리가 내린 후에 채취한 인동덩굴을 둘둘 말아서 처마 밑에 달아 놓고 감기 초기에 유용하게 사용했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인동을 옹저(癰疽 = 속과 겉의 염증)에 유효하다고 하여 관절염, 기관지염 등의 치료에 사용하여 왔는데, 현대 많은 학자들이 약리 실험에서 염증의 활성을 강하게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인동초는 자연이 선사한 최고의 염증 치료제이자 천연 항생제이다. 특히 류마티스성 관절염, 골관절염, 통풍성관절염 등에 효과가 높게 나타났으며, 만성 폐렴, 만성 기관지염, 천식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혈관을 확장시켜 고혈압 환자가 오래 동안 먹으면서 서서히 혈압을 낮춘다고 하며, 가벼운 이뇨작용에 있어서 고지혈의 용해 배출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유행성 감기, 각종 화농성 감염증, 습열로 인한 관절의 발적(발갛게 부어오르는 증상), 종창, 강 독성 보호 및 세포 면역 능력 저하에도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동덩굴의 유효성분으로는 아피게닌, 로니세린, 루테오린 등의 플라보노이드 류가 있어서 항염증,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약은 같은 증상이라도 한자의 체질, 병의 원인에 맞춰 사용하므로 단순히 발열 증상이 있다고 해서 금은화를 쓰지 않는다. 소양인에게는 잘 맞는 금은화는 소화력이 약한 소음인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인동 삶은 물에 목욕도하고, 술을 담그거나, 꽃잎을 따서 말려 차로 마시기도 했는데 그 은은한 향기가 일품이다.   
  

▲     ©함양군민신문

 

강 신 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강사
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자격반 강사
한국치매예방협회 치매예방전문강사
글로벌코딩연구소 자문이사
곤명농협사외이사
학교법인 한가람학원(진주보건대학교) 감사
민간약초관리사
민간약초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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