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근의 약초이야기 - 쇠비름

함양군민신문 | 입력 : 2018/06/25 [14:44]

▲ 쇠비름은 줄기와 잎이 다육질이며 잎은 긴 타원 꼴이고 줄기는 붉다. 한해살이풀로 줄기는 밑동에서 갈라져 땅을 기면서 자라고 꽃은 6월에서 가을까지 노랗게 피며 열매는 꽃이 지고 난 뒤에 까맣게 익는다. 사진은 재배 중인 쇠비름.(사진=강신근 제공)     © 함양군민신문

 

모든 종기 만병통치약 ‘고약’ 주원료 사용
쇠비름나물 한끼…하루 필요 비타민 충분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노파가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 큰아들과 둘째아들은 각자 가정을 꾸렸지만, 막내아들은 아직 나이가 어렸다. 노파는 동양식을 사오기로 하였다. 동양식은 함께 살다가 나이가 차면 며느리로 맞이하는 나이어린 여자를 말한다. 그 당시에는 가난한 집의 어린 계집아이를 돈을 주거나 곡물 등을 주고 데려와 집안일을 시키고 나중에 성장하면 며느리로 맞아들였다.


동양식을 집에 들인지 몇 년의 세월이 흘렀고, 동양식은 귀엽게 성장했지만, 소녀는 가엽게도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언제나 먹다 남은 음식만 먹었다. 집안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모두 이 소녀의 차지가 되었다. 노파는 장래 며느리가 될 어린 소녀를 사소한 일에도 걸핏하면 욕을 하고 매질을 하곤 했다.


노파의 큰며느리 역시 심보가 사나워 소녀가 하는 일이라면 사사건건 나쁘게 일러바쳐서 노파는 날이 갈수록 소녀를 미워했다. 노파가 소녀를 학대하는 것을 보면서 큰며느리는 고소해 하였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둘째 며느리는 마음씨가 곱고 착해 매번 소녀가 매를 맞을 때는 나서서 감싸 주었다.


어느 해 여름, 마을에는 이질(痢疾)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 이질은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는 무서운 유행성 질병으로 이 불쌍한 소녀 역시 이질에 걸리고 말았다. 큰며느리는 그 사실을 알고 시어머니에게 일러 바쳤다.


시어머니는 소녀를 치료도 하지 않고 밭에 있는 헛간으로 내쫓았다. 시어머니가 자기에게 인간 대우를 하지 않는 데 대해 소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장차 남편 될 사람은 그런 일을 통 몰랐고, 근본적으로 그를 보호하지도 못했다.

 

채소밭에 우물이 있었는데, 소녀는 울면서 우물로 뛰어갔다. 소녀는 우물에 빠져 자살을 하려 하였다. 죽어 버리면 이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이때 둘째 며느리가 급히 달려와 그녀를 말렸다. 둘째의 따뜻한 말에 소녀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병에 걸린 소녀는 헛간에서 며칠을 보냈지만, 다시 온다던 둘째 며느리는 나타나지 않았고 소녀는 애타게 기다렸다. 둘째 며느리가 가져다준 죽도 다 먹어 버렸고 배는 고파 눈에서 별이 보였다.
 

소녀는 너무도 배가 고픈 나머지 밭두렁에 가서 풀을 뜯어먹고는 잠시 허기를 달랬다. 그렇게 며칠 풀을 뜯어먹다보니 이상하게도 몸이 좋아지고 기력을 되찾았다. 소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집으로 돌아갔다. 둘째 며느리가 소녀와 같은 병으로 누워 있었다. 소녀는 급히 둘째 며느리에게로 달려갔다. 둘째 며느리는 전 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일에 대하여 사과하였다.
 

소녀는 풀을 뜯어먹고 기력을 되찾은 일이 머리에 스쳐 급히 밭두렁으로 달려가 그 풀을 뜯어다 끓여서 둘째 며느리에게 갖다 주었다.
 

“자 이걸 마셔 보세요. 이것이 이질을 낫게 해요. 과연 둘째 며느리는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                                  
                                                  - ‘이야기 본초강목’ 옮긴 글 -

 

쇠비름은 길옆이나 밭에 흔하게 자라는 잡초다. 밭농사 짓는 사람들에게는 골칫덩어리다. 아무리 뽑아도 끈질기게 자라나오며 아무리 가물어도 죽지 않고 제초제를 쳐도 잘 죽지 않는다. 뽑아서 밭둑에 쌓아 놓아도 여간해서는 마르지 않으며, 비가 오면 다시 살아나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근성이 지독한 식물이다.
 

쇠비름과의 쇠비름은 줄기와 잎이 다육질이며 잎은 긴 타원 꼴이고 줄기는 붉다. 한해살이풀로 줄기는 밑동에서 갈라져 땅을 기면서 자라고 꽃은 6월에서 가을까지 노랗게 피며 열매는 꽃이 지고 난 뒤에 까맣게 익는다.
 

쇠비름은 잎 모양이 말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마치현이라고 부른다. 「본초강목」에서는  오행초(五行草)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다섯 가지 색깔, 즉 음양오행설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쇠비름의 잎은 푸르고 줄기는 붉으며, 꽃은 노랗고, 뿌리는 희고, 씨앗은 까맣다. 옛날부터 장명채(長命菜)라고 하여 오래 먹으면 장수하고 나이가 들어도 머리카락이 세지 않는다 했다.
 

쇠비름은 항생제가 없을 때 크고 작은 모든 종기에 만병통치약인 고약의 주 원료였다. 
 

▲ 쇠비름에는 타닌과 사포닌, 베타카로틴, 글로틴, 칼륨, 비타민 C, D, E를 비롯해 생명체 유지에 꼭 필요한 필수지반산인 오메가 -3지방산이 쇠비름 100g에 300~400mg이나 될 정도로 풍부하다. 사진은 꽃이 핀 쇠비름 모습.(사진=강신근 제공)     © 함양군민신문

 

우리나라에서는 봄부터 여름까지 나는 쇠비름 새순을 먹고, 서양에서는 샐러드로 먹는다. 「동의학사전」을 보면 맛은 시고 성질은 차며 독은 없다 했는데 그냥 생 줄기와 잎을 씹어 보면 향도 그저 그런 풀냄새뿐이고 맛도 밋밋해 나물로서는 매력 없는 편이다. 그러나 쇠비름에는 타닌과 사포닌, 베타카로틴, 글로틴, 칼륨, 비타민 C, D, E를 비롯해 생명체 유지에 꼭 필요한 필수지반산인 오메가 -3지방산이 쇠비름 100g에 300~400mg이나 될 정도로 풍부하다. 등 푸른 생선을 비롯한 일반 약초, 녹색채소, 견과류 등에도 오메가3 지방산 들어 있지만 쇠비름은 이들 중에서 단연 으뜸이다. 비교한다면 상추의 15배 정도 들어 있다.
 

쇠비름은 우리 선조들이 나물로 많이 먹었다. 부드러운 잎과 줄기를 소금물로 살짝 데쳐 햇볕에 바싹 말려 저장해 두었다가 물에 불려 양념을 넣고 무치든지 기름에 약간 볶아서 먹으면 맛이 썩 좋다.
 

쇠비름은 아마 인류가 가장 먼저 먹기 시작한 식물 가운데 하나인줄도 모른다. 1만 6천 년 전 그리스의 한 구석기 시대의 동굴에서 쇠비름의 씨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사는 사람들은 4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식을 먹는 습관이 거의 같다고 하는데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심장병이나 관상동맥 등으로 죽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고 한다. 크레타 섬의 주민들은 주변의 다른 지역 사람들과 비슷한 음식을 먹고 있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은 밭에 잡초로 자라는 쇠비름을 늘 먹는다고 한다. 쇠비름 전체에는 사람의 몸에 가장 유익한 기름 성분인 오메가 -3 지방산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질 같은 몸 안에 있는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며 혈압을 낮추어 주는 등의 작용이 있다.
 

쇠비름나물을 한 끼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E, C, 베타카로틴, 글로틴 같은 것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메가 -3 지방산을 알맞게 꾸준히 섭취하면 중성지방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고 부정맥, 관상동맥경화증, 고혈압, 암, 관절염, 혈소판 감소증이나 자가 면역질환, 대장염, 갖가지 피부병 등이 낫거나 호전 될 수 있다.
 

쇠비름은 매우 뛰어난 당뇨병 치료약이다. 쇠비름을 1년 동안 열심히 달여서 먹고 몹시 심한 당뇨병 환자가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사례도 있다.
 

제 2의 뇌라고 하는 장이 깨끗하면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 고수풀과 함께 끓여 먹으면 장을 튼튼하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치질을 낫게 한다.
 

쇠비름은 매우 흔한 풀이지만 그 약효는 몹시 귀하다. 늘 나물로 먹으면 피가 맑아지고 장이 깨끗해져서 늙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풀이 가장 좋은 약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로초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죽여 없애려고 애를 써도 결코 죽지 않는 쇠비름이야말로 진정한 불사초인 동시에 불로초이다.   

▲     ©함양군민신문

 

강 신 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강사
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자격반 강사
한국치매예방협회 치매예방전문강사
글로벌코딩연구소 자문이사
곤명농협사외이사
학교법인 한가람학원(진주보건대학교) 감사
민간약초관리사
민간약초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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