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근의 약초이야기 - 장수의 명약, 구기자(拘杞子)

함양군민신문 | 입력 : 2018/05/14 [11:35]

 

 

▲ 구기자는 가지과 갈잎떨기 나무로 6∼9월에 자주색 꽃이 무리 지어 피며, 열매는 8∼10월에 고추처럼 생긴 장과(漿果)가 붉게 익는다.     © 함양군민신문

 

백발이 검게, 걸음걸이는 젊게
전남진도,구기자생산지로유명
자주색 구기자 꽃말은 ‘희생’뜻

 

“구기자만 먹어 내 나이 이미 327살이오!”


옛날 중국 높은 관리가 각지 민정을 살피기 위해 고을을 두루 다니다 궁궐로 돌아오는 길에 지금의 산동성 청도 지역에 이르렀을 때 일이다.


얼굴이 불그스레하고 15∼16세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가 손에 회초리를 들고 노인을 쫓아다니고 있었다. 그 노인은 머리카락은 희고 이는 모두 빠졌으며, 수염이 한자나 되는 90살 이상은 되어 보이는 노인이었다. 어린 소녀가 노인을 쫓아 회초리로 때리려고 하니, 노인은 필사적으로 달아나며 잘못했다고 애걸하고 있었다.


말을 타고 이 광경을 보던 관리는 화가 나서 그 회초리를 빼앗고는 어린 소녀에게 호통을 쳤다. “너는 어찌하여 노인을 이렇게 혼을 내고 있느냐? 너는 삼강오륜도 모르느냐!” 주위에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온 이 사람이 높은 관리임을 금세 알아차린 소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당당히 말하였다. “이 녀석은 나의 증손자요. 내가 내 아들 손자를 때리는 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이오.” “당신은 15∼16세 정도만으로 보이는데 어찌 이 노인의 증조모가 되는가?” “내 나이 이미 327살이오!” 관리가 “세상에 말이 되나!” 하니 소녀는 크게 웃었다.

 

“내가 먹은 것은 어떤 연단묘약(營團)도 아니요. 오로지 구기자만 먹었을 뿐이오! 구기자를 200일 동안 계속 먹으면 신체는 어린 아이와 같이 젊어지고 걸음걸이도 빨라집니다.” 관리가 공손히 물었다. “구기자를 어떻게 먹습니까?”


“1월에 뿌리를 캐어 2월에 달여 먹고, 3월에 줄기를 잘라 4월에 달여 먹고, 5월에 잎을 따서 6월에 차로 끓여 마시고, 7월에 꽃을 따서 건조시켜 8월에 달여 먹으며, 9월에 수확한 과실을 10월에 먹습니다. 구기자나무의 꽃, 줄기, 뿌리, 과실이 모두 약재로 쓰이며, 일년 내내 복용합니다.” 관리는 집으로 돌아가 소녀가 말한 대로 구기자를 먹었다.


훗날 의씨현에 사는 한 노인이 이 전설을 듣고서 실천해보니 백발이 검은 색으로 변하고, 치아도 튼튼해지고, 걸음걸이도 젊은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한다.

 

구기자는 중국 3대 명약 중 하나


구기자는 가지과 갈잎떨기 나무로 6∼9월에 자주색 꽃이 무리 지어 피며, 열매는 8∼10월에 고추처럼 생긴 장과(漿果)가 붉게 익는다. 가을에 열매와 뿌리껍질을 채취해 햇볕에 말린 것을 구기자, 뿌리껍질을 지골피라 한다. 꽃말은 희생이다.

 

▲ 가을에 열매와 뿌리껍질을 채취해 햇볕에 말린 것을 구기자, 뿌리껍질을 지골피라고 한다.     © 함양군민신문


오랜 옛날부터 ‘구기자는 하늘이 백성들에게 준 과실’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신농본초경’이라는 유명한 한의서에는 365가지 약물이 서술 되어있는데 그 효능에 따라 상약, 중약, 하약으로 나누었다. 상약은 계속 오래 먹어도 독성이 없고 불로장생하는 효과가 있는 약물인데 구기자는 상약에 분류 되어있다. ‘동의보감’에는 “오래 먹으면 근골을 굳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여 늙어서도 추위와 더위에 견딘다”고 쓰여 있다.


불로초로 유명한 중국의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약을 찾아 세계 각지로 신하들을 보냈는데 그 때 궁중비법으로 되어 있는 불로장수 처방이 오노환동환, 칠보미발단, 연령고본단 세 가지가 있었는데 이 세 가지 처방에 공통적으로 구기자 열매가 사용 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3대 명약은 인삼, 하수오, 구기자 중 하나다.

 

내장지방 없애는 덴 구기자가 으뜸!


봄에 따는 잎은 천창초라 하였고, 여름에 꽃을 채취한 것은 장생초, 가을에 붉게 익은 열매는 구기자로 약효가 좋고, 겨울에 캐는 뿌리는 지골피로 한약재로 쓴다. 구기자의 효능으로는 첫 번째 노화를 늦추고, 면역력을 높이며, 동맥경화를 막고, 고혈압을 개선한다. 두 번째는 남자들 양기를 강하게 하고, 여성들의 아랫배 아픔과 허리 시림, 질 분비물 부족을 낫게 한다. 세 번째는 내장기능을 세게 한다. 위장기능을 높여 입맛이 좋아지고 소화가 촉진되게 하며 지방간을 예방하고 간을 보호한다. 네 번째는 초기 당뇨병의 혈당을 낮추고 이뇨, 해열, 변비, 가래, 천식을 낫게 하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


경희대 한의대 연구팀과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한의학연구원 정환석 박사는 육미지황탕(숙지황, 산수유, 산약, 택사, 복령, 단피로 구성)에 구기자를 더한 육미지환탕 가감방의 기억력 증진 등을 실험 했다. 이들은 한약처방 및 한약재 200여종을 검증해 구기자에 육미지황탕을 더한 처방이 가장 우수한 항 치매에 효능을 가졌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대뇌 해마 부위에서 치매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침착이 개선되었으며 해마 신경세포 활성물질이 개선, 손상된 뇌 세포가 활성화되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지난 10월2일 TV조선 ‘내 몸 사용설명서’는 몸 속 지방을 흡착하고 배출하는 효과가 높은 구기자 가루와 율무가루, 녹차가루를 각각 물위에 떠있는 기름 덩어리를 흡착하는 정도를 실험으로 비교 했다. 그 결과 구기자 가루가 지방흡착 정도가 단연 뛰어났다. 뱃속 내장 지방을 없애려면 구기차나 구기자 가루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농협 약용작물 전국 연합회 국산 약용작물 50선’
‘치매에 도움 되는 약재 1위구기자!-경희대 한의대 연구팀, 치매 억제 한약처방 개발 (2016.10.5)

 

▲     © 함양군민신문


강 신 근

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 생활한방 교수
글로벌코딩 연구소 자문이사
곤명농협 사외이사
민간약초 관리사
민간약초 해설사
한국치매예방협회 치매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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